17년을 기다려 온 영천경마공원이 마침내 문을 연다. 2009년 후보지 선정 이후 사업 지연과 계획 변경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렛츠런파크 영천이 오는 9월 13일 개장한다.    과천과 제주, 부산·경남에 이은 국내 네 번째 경마공원이자 경북 최초의 경마공원이다.    영천은 물론 대구·경북 관광과 말산업의 지형을 바꿀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영천시 금호읍과 청통면 일원에 조성된 경마공원은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람대와 국제 수준의 경주로, 마사, 동물병원, 수변공원, 주차장 등을 갖췄다.    전체 사업비 3천57억원 가운데 1단계 사업에 1천857억원이 투입됐다.    올해는 매주 일요일 하루 6경주씩 12주 동안 모두 72경주가 시행될 예정이다.경마공원 개장은 침체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외지 관람객이 늘어나면 음식점과 숙박업소, 전통시장, 농특산물 판매장 등 지역 상권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경주마 생산과 조련, 승마, 사료, 동물 의료, 교육·체험산업 등 연관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면 영천이 대구·경북 말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것도 가능하다.문제는 경마공원 개장이 곧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관람객이 경마만 보고 지역을 빠져나간다면 소비와 고용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영천 와인과 과일, 보현산·은해사 등 지역 관광자원을 경마공원과 연결해야 한다.    경주·포항·대구의 관광자원까지 아우르는 광역 관광상품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방문객을 체류객으로 전환해야 경마공원의 경제효과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다.교통 대책도 시급하다. 개장 초기 관람객과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진입도로와 인근 마을의 극심한 혼잡이 불가피하다.    대중교통 노선을 확대하고 셔틀버스와 환승주차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주민 통행권과 농로 이용, 소음, 비산먼지, 배수 문제 등 주변 지역의 생활 불편도 개장 전에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주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지역 개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사행산업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도박중독과 가계 피해를 막기 위한 상담·치유 체계를 갖추고, 과도한 베팅을 예방할 실효성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 보호와 불법 사설경마 단속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경주마의 장거리 이동과 휴식, 진료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말 복지 논란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재정 효과는 더욱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경북도와 영천시가 경마공원 유치를 위해 약속한 장기간의 레저세 감면이 지역에 실질적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오는지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예상 방문객과 생산유발효과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제 고용 인원과 지역업체 참여율, 지역 내 소비액, 세수 증대, 교통·환경 비용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성과를 부풀리거나 사회적 비용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영천경마공원 개장은 오랜 숙원사업의 완성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향한 새로운 출발이다.    성공 여부는 경주 횟수나 마권 매출액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일자리와 소득이 지역사회에 돌아가느냐에 달렸다.    영천시와 경북도, 한국마사회는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경마공원이 단순한 사행시설을 넘어 관광·레저·말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때 17년의 기다림도 비로소 값진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