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세계 각국의 마스터즈 육상인들이 나이와 국경을 넘어 도전과 우정을 나눈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가 3일 폐회식을 끝으로 13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지난달 21일 개회식으로 막을 올린 이번 대회는 22일부터 트랙과 필드, 도로경기 등 34개 종목에서 5세 단위 연령그룹별로 진행됐다.35세부터 106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은 각자의 기록과 한계를 향해 힘찬 도전을 이어갔다.
경기장 밖에서는 참가 선수와 가족들이 대구의 관광과 문화, 쇼핑, 먹거리를 즐기며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펼쳐졌다.대회에서는 세계신기록 17건과 대회신기록 50건이 탄생했다.
이는 2일 세계마스터즈육상연맹(WMA) 집계 기준으로, 나이를 뛰어넘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도전정신을 보여줬다.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태국의 106세 사왕 잔프람은 남자 105세 이상 원반던지기에서 7m59, 창던지기에서 10m04를 기록하며 두 종목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10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한 사왕 잔프람의 모습은 순위와 메달을 넘어 이번 대회가 추구한 마스터즈 스포츠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국내 최고령 참가자인 90세 김명락 선수는 100m 경기를 완주했다.
호주의 90세 알윈 반스비는 10㎞를 완주한 데 이어 하프마라톤에도 출전해 끝까지 코스를 달리며 관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김철균은 남자 55세 장대높이뛰기, 박재명은 남자 40세 창던지기, 함연식은 남자 45세 50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차지했다.여자 35세 하프마라톤에서는 변은주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광률은 남자 65세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20분14초의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신행철 선수는 남자 70세 800m와 1500m, 5000m를 비롯해 10㎞와 하프마라톤까지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6㎞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해 모두 6개의 메달을 거머쥐며 대한민국 마스터즈 육상의 저력을 보여줬다.한국 선수단은 2일 WMA 집계 기준 금메달 27개와 은메달 21개, 동메달 26개 등 모두 7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미국은 226개, 호주는 172개, 일본은 158개의 메달을 따내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가족이 함께 도전한 선수들의 이야기도 대회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김성봉·오이순 부부와 김명락·김경옥 부녀, 한국 높이뛰기 국가대표 출신 김희선·도호영 부부가 함께 출전했다.
최고령 참가자 사왕 잔프람도 딸 시리판 잔프람과 대구를 찾아 경기에 나섰다.호주의 89세 몰랜드 스미스는 딸과 함께 6㎞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출전했다.
딸은 아버지의 가이드러너로 코스를 함께 달리며 도전을 응원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대회 기간 폭염특보와 갑작스러운 소나기 등이 이어진 가운데 조직위원회는 선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경기·의료·안전 대응체계를 가동했다.국가정보원 대구지부와 대구경찰청, 대구소방안전본부, 군부대, 감염병대응팀 등 관계기관은 대회 전 주요 시설에 대한 대테러·안전점검을 진행했다.
대회 기간에는 합동상황실을 운영하며 각종 안전 상황에 공동으로 대응했다.경기장 의무실에서는 선수와 참가자 237명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했으며 이 가운데 30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진료를 받았다.대구시의사회와 AI·바이오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등 지역 의료진을 비롯해 응급구조사와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선수들의 건강을 살폈다.
온열질환과 경기 중 부상 등에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 중증환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폭염과 비 속에서도 대한육상연맹·대구육상연맹 소속 심판과 지역 대학생 경기운영요원 등 500여 명이 원활한 경기 진행을 뒷받침했다.이번 대회에서 처음 하프마라톤 코스로 활용된 신천동로에서도 관계기관 간 협업이 빛났다.지난달 30일 하프마라톤 당일 새벽 많은 비가 내리자 조직위원회는 대구지방기상청과 기상정보를 공유하며 현장을 점검했다.
코스에 쓰러진 나무는 소방 당국이 선수들이 도착하기 전에 제거했다.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이 대구 도심을 달리며 신천의 수변경관을 즐기도록 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이번 대회는 경기장에서 펼쳐진 경쟁을 넘어 대구의 관광과 문화, 쇼핑, 먹거리를 함께 즐기는 종합 스포츠 축제로 진행됐다.3일 기준 대회 관광프로그램 예약 인원은 누적 675명으로 집계됐다.
선수와 동반자들은 경기 전후 대구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동성로와 서문시장 등을 찾아 쇼핑과 지역 먹거리를 즐겼다.해외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무료 교통카드는 누적 이용 건수가 5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참가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구 곳곳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교통카드는 대회 다음 날인 4일까지 사용할 수 있게 했다.칼라스퀘어와 서편광장에서는 한복·한방·뷰티 체험과 스포츠·피크닉존, 플리마켓, 푸드존 등이 운영됐다.
버스킹과 국악 등 다양한 공연도 이어져 해외 선수와 가족들이 시민들과 함께 대구의 문화를 즐겼다.주요 거점과 경기장을 연결하는 11개 노선의 셔틀버스는 대회 기간 1만8000여 명이 이용했다.
경기장 매점과 인근 식음료 시설을 운영해 선수와 가족들의 편의도 지원했다.등록과 통역, 수송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 844명도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손과 발이 됐다. 밝은 미소와 친절한 안내로 대구의 따뜻한 환대를 전하며 안정적인 대회 운영에 힘을 보탰다.대회 프레스센터는 국내외 취재진 약 150명에게 경기정보와 보도자료를 제공하고 선수 인터뷰 등 취재활동을 지원했다.
세계신기록과 고령 선수들의 도전, 가족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대회의 감동과 대구의 매력을 알렸다.국제 육상 교류와 스포츠 네트워크도 한층 확대됐다.지난달 25일 열린 WMA 챔피언의 전당 헌액식에서는 영국과 호주, 미국, 홍콩 선수 5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26일에는 각국 대표 등 150여 명이 참석한 WMA 총회가 열려 네덜란드 브레다가 2028년, 미국 휴스턴이 2030년 대회 개최지로 각각 선정됐다.대구의 자매도시인 일본 히로시마시와 미국 타코마시 대표단도 개회식 참석과 교류 확대를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2027년 세계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 개최지인 미국 알라추아 카운티는 행사 기간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차기 대회를 알렸다.대회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5시 대구스타디움에서는 선수와 대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폐회식이 열렸다.폐회식은 13일간 선수들이 보여준 도전과 감동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마깃 정만 WMA 회장의 폐회사와 추경호 대구시장의 환송사,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과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대구에서 세계 마스터즈 육상인들의 도전과 우정을 상징했던 대회기도 차기 개최지로 넘겨졌다.추경호 대구시장이 마깃 정만 WMA 회장에게 대회기를 전달했고, 정만 회장은 이를 피터 더 레이우 ‘WMAC 브레다 2028’ 조직위원장에게 인계했다.피터 더 레이우 조직위원장의 차기 개최지 대표 연설에 이어 진기훈 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폐회선언으로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마깃 정만 WMA 회장은 “대회는 흔히 메달과 기록, 경기 결과로 평가되지만 대구를 떠나며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은 대구의 따뜻한 환대와 새롭게 맺은 우정, 경쟁을 넘어 함께한 기쁨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했다.이어 “마스터즈 육상은 탁월함에는 나이의 한계가 없고 꿈에는 유효기간이 없으며, 스포츠에는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고 밝혔다.추경호 대구시장은 “13일간 대구를 빛내준 세계 마스터즈 육상 가족과 대회의 성공을 위해 함께해 준 WMA 임원, 심판, 자원봉사자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이어 “대구에서 함께한 도전과 우정이 오래도록 소중한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며 “언제든 다시 대구를 찾아주면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