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109개를 줄이는 대규모 기능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대구·경북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대구혁신도시의 핵심 기관인 한국가스공사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이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중복 기능을 정비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통폐합을 빌미로 본사와 핵심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정부는 한국가스공사와 울산의 한국석유공사를 통합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충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합쳐 가칭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문제는 통합기관의 본사를 어디에 둘 것인지, 대구와 울산·오송의 기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역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한국가스공사는 정원이 4천486명으로 1천442명인 한국석유공사보다 세 배 이상 크다.    대구혁신도시를 대표하는 공공기관이자 지역경제와 고용을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조직 규모와 업무 비중, 기존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통합 에너지기관의 본사는 당연히 대구에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본사만 형식적으로 남겨두고 핵심 의사결정과 사업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케이메디허브도 마찬가지다. 대구는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이후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신약·의료기기 연구개발과 실증, 기업 지원 기반을 구축했다.    재단을 중심으로 대학과 병원, 연구기관, 의료기업이 연결된 산업 생태계도 만들어졌다.    통합을 이유로 주요 연구시설이나 기업 지원 기능을 오송으로 옮긴다면 대구 첨단의료산업의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에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런데 정부 정책에 따라 지방으로 옮겨온 기관을 다시 통폐합하면서 특정 지역의 본사와 기능을 축소한다면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스스로 뒤집는 꼴이다.    행정 편의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본사 소재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돼서도 안 된다.    조직 규모와 업무 연계성, 지역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정치권의 대응도 중요하다. 정부 방침이 확정된 뒤 반발하는 뒷북 대응으로는 핵심 기능을 지켜낼 수 없다.    두 기관이 지역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객관적인 자료로 제시하고 통합기관 본사와 핵심 기능의 대구 존치를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여야와 지방정부가 한목소리를 내는 범지역 대응체계도 서둘러 구축할 필요가 있다.정부 역시 통폐합 기준과 본사 선정 절차, 지역별 기능 배분 방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해당 지방정부와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은 국민을 위한 효율화여야지 지역의 성장 기반을 빼앗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한국가스공사와 케이메디허브의 본사 및 핵심 기능을 대구에 존치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국가가 약속한 균형발전 원칙을 지키라는 정당한 요구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