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대구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기능 통합과 관련해 가스공사를 중심으로 통합 체계를 설계하고 통합공사 본사를 대구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대구시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과 관련해 “두 기관의 통합은 단순한 기관 결합이나 지역 간 유치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며 “국가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과 자원안보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직 재설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6일 밝혔다.정부가 가칭 ‘에너지자원공사’ 설립 방침을 제시했지만 통합 방식과 본사 소재지, 세부 기능 재배치 방안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이에 대구시는 통합공사 설계의 핵심 기준을 기관 간 형식적인 균형이 아니라 통합 이후 국가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조직 역량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시는 두 기관의 조직과 자산, 재정 규모 등을 비교하면 가스공사가 통합의 중심이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대구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석유공사와 비교해 조직 규모는 3배, 자산은 2.8배, 매출액은 11.4배, 영업이익은 2배 수준이다.기능과 운영체계 측면에서도 가스공사는 천연가스의 도입과 비축, 공급을 아우르는 전국 단위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다고 시는 강조했다.석유와 가스로 나뉜 기능을 하나의 국가 에너지 전략체계로 묶는 것이 이번 통합의 목적이라면 기존 공급망 관리 및 전략 기능을 수행해 온 가스공사에 석유 관련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이 현실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통합공사 본사의 역할 역시 생산·저장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현장 집행 기능보다 국가 에너지 수급 관리와 해외 자원개발·도입 전략, 공급망 위기 대응, 전국 에너지 기반 시설의 통합 운영 등 전략·기획·통제 기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정부 개혁안은 석유공사의 석유 비축과 일부 탐사·개발 기능을 통합공사로 넘기고 석유 유통구조 개선 기능은 경기 성남에 있는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조정하는 방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대구시는 이런 개편 방향을 고려하면 기존 가스공사의 전략·운영체계에 석유 기능을 접목하는 형태로 통합공사를 설계하는 것이 정책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대구에는 전국 5천346㎞에 달하는 천연가스 주배관과 445개 공급관리소를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중앙통제소가 구축돼 있다.시는 기존 국가 가스 공급망의 컨트롤타워에 석유 관련 기능을 결합할 경우 새로운 통제체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합공사의 조기 안정화에도 대구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대구시는 지역이 보유한 에너지 분야 정책 경험과 국제 네트워크도 통합공사 본사 유치의 강점으로 제시했다.대구시는 2004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대구광역시 솔라시티 조례’를 제정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 이용 합리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2007년에는 달성군 방천리 위생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정제해 지역 발전 연료로 공급하는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했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사업 가운데 처음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 등록됐다고 시는 설명했다.2013년에는 중앙정부와 함께 세계에너지총회를 개최했다. 당시 대구시는 주요 산유국과 아람코, 가스프롬,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2022년에는 가스산업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가스총회(WGC)를 가스공사와 함께 유치·개최했다. 2004년부터는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를 매년 열어 에너지 관련 기업·기관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시는 이러한 국제 네트워크가 향후 통합공사의 해외 자원개발과 글로벌 기업 협상, 국제 기술 교류 등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교통과 교육, 의료 등 정주 여건도 통합공사 본사를 대구에 둬야 하는 근거로 들었다.KTX·SRT와 도시철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갖춘 데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국내외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경북대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대구권 48개 대학에서 해마다 약 5만명의 인력이 배출되는 만큼 통합공사의 연구개발과 자원 거래, 위험관리, 재정·기획 등 본사 핵심 기능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대구시는 앞으로 통합공사 설립 논의가 구체화하면 가스공사의 조직·사업 기반과 기존 공급망 운영체계, 대구의 에너지 산업 기반 등을 정부와 관계기관에 설명하고 본사 대구 존치를 위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통합은 기관 명칭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자원안보 체계를 다시 짜는 일”이라고 말했다.이어 “조직 규모와 운영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정책의 연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한다”며 “가스공사 본사가 있고 국가 공급망 관리체계가 구축된 대구가 통합공사 본사 입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