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윤성원기자] 경주시 황촌마을의 숙소와 식당, 카페, 공방 등을 하나의 호텔처럼 연결하는 이른바 ‘수평적 마을호텔’이 추진된다.
도시재생사업이 끝난 뒤에도 주민과 골목상권 스스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역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6일 경주시는 지난 3일 황촌마을활력소 3층 강당에서 ‘2026년 경주시 사회연대경제 혁신모델 발굴 및 확산사업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설명회에는 지역주민과 골목상권 소상공인, 마을공동체 활동가를 비롯해 영주·밀양·부산 등 다른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행정안전부와 경북도, 경주시가 함께 추진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10억원이 투입된다.사업의 핵심은 황촌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숙박과 음식, 카페, 체험공방 등의 자원을 하나의 관광 서비스처럼 연결하는 ‘수평적 마을호텔’이다.일반적인 호텔이 한 건물 안에 객실과 식당, 안내데스크,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는 방식이라면 수평적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로 본다.지역의 개별 숙소가 객실 역할을 하고 음식점과 카페, 공방 등은 식음·체험시설 역할을 맡는 식이다.
각 시설을 연결하는 통합 운영체계를 마련해 방문객이 마을 전체를 하나의 체류형 관광상품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황촌마을활력소에는 방문객 안내와 관광정보 제공 등의 기능을 담당할 통합 라운지를 조성한다.골목상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모바일 기반 디지털 결제 플랫폼 ‘황촌PASS’도 개발한다.방문객이 황촌PASS를 이용해 마을 내 숙박시설과 음식점, 카페, 공방 등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내 소비를 동시에 늘린다는 전략이다.특히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다시 마을에 환원하는 구조도 도입한다.수익 일부를 어르신 반찬 나눔과 주거환경 개선 등 지역 복지사업에 사용해 관광객 소비가 상인의 매출에 그치지 않고 주민복지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경주시는 이번 설명회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통합 라운지 조성과 모바일 황촌PASS 개발을 추진한다.시설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운영할 주민 인력도 육성한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호텔 학교’를 운영하고 전문 호텔리어와 마을 해설사를 양성할 계획이다.도시재생 사업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설투자가 끝난 뒤 운영 주체와 지속적인 수익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경주시는 황촌마을 사업에서 ‘재생 이후의 자립’에 초점을 맞췄다.공공재정에 계속 의존하기보다는 주민과 소상공인이 관광 서비스를 공동으로 운영해 수익을 만들고, 그 수익을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이승하 경주시 경제정책과장은 “주민과 골목상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연대경제 모델을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경주시는 향후 사업 성과를 분석해 황촌마을의 운영방식을 표준화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반 체류형 관광(CBT)’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숙소 하나를 새로 짓는 대신 기존 골목과 상점, 주민을 하나의 관광 생태계로 묶는 황촌마을의 실험이 도시재생 이후 지역의 자립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