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윤성원기자] 천년 신라의 역사를 품은 경주 대릉원이 밤이면 거대한 미디어아트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고분을 무대로 빛과 영상, 레이저 등을 활용해 신라의 탄생부터 황금문화까지 풀어내는 야간 문화유산 콘텐츠다.7일 경주시는 지난 4일 대릉원 90호분 앞 광장에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개막식을 열고 2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국가유산청과 경상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27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열린다.올해 주제는 ‘대릉원, 영원(천년의 시간을 넘어 영원으로)’이다.신라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대릉원의 역사·고고학적 가치에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천년 전 신라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행사의 중심은 대릉원 주요 고분 4곳에서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다.90호분에서는 경주 분지의 형성과 신라의 탄생 과정을 표현하고, 미추왕릉에서는 박·석·김으로 이어지는 신라 왕조의 기틀을 영상으로 풀어낸다.황남대총에서는 신라가 꿈꿨던 국가의 발전과 영광을, 천마총에서는 금관을 비롯한 찬란한 황금문화유산을 3D 그래픽과 첨단 영상기술로 재해석한다.하나의 고분군을 단순히 조명으로 비추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고분이 품고 있는 역사와 출토 유물, 신라의 시대적 이야기를 서로 다른 미디어 콘텐츠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정순임 명창의 창을 시작으로 선덕여왕과 김유신, 문무왕, 원효대사 등 신라를 대표하는 역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서사극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빛’이 무대에 올랐다.대릉원 내부를 걷는 길도 하나의 미디어 공간으로 꾸며졌다.대릉원 입구부터 중앙광장까지 반딧불을 연상시키는 조명과 레이저, 안개 효과를 결합한 ‘빛의 숲’을 조성해 관람객들이 고분 사이를 걸으며 색다른 야간 경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중앙광장에서는 야간 도슨트 투어 ‘아, 신라의 밤이여’를 비롯해 빛의 소망볼 작성, LED 황금왕관 만들기, UV 야광 유물 발굴 체험 등이 진행된다.경주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대릉원을 낮에 둘러보는 역사유적에서 밤에도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문화관광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라는 경주의 강점에 야간관광 콘텐츠를 더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대릉원의 역사·고고학적 가치와 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첨단 미디어아트로 새롭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라며 “가을밤 경주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천년 신라의 빛과 이야기를 함께 즐기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