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 영덕군이 2025년 관광객 1천만명 돌파를 관광정책의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방문객 증가가 실제 주민소득과 지역 상권 활성화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경제지표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관광객 숫자 자체보다 이들이 영덕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고 어디에서 숙박했으며 얼마를 소비했는지를 따져야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친 실질적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14일 영덕군에 따르면 통신사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집계한 2025년 지역 관광객은 1천90만여명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관광객 체류시간과 숙박 방문자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대형산불로 관광산업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이다.    동해선 철도와 포항∼영덕 고속도로 등 교통망 확충에 따른 접근성 개선도 관광객 유입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관광객 수 증가가 곧바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이나 주민소득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관광객 1천만명이라는 수치가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려면 방문객 집계 기준과 함께 숙박률, 관광객 1인당 소비액, 재방문율, 업종별 매출 변화, 관광 분야 고용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특히 통신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관광객 통계라면 집계 기준을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통신 데이터상 관광객으로 분류되는 최소 체류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단순 통과 인구나 업무 목적 방문자를 어떻게 구분했는지, 한 사람이 여러 관광지를 방문했을 경우 중복 집계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명확히 밝혀야 수치에 대한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관광객 1천만명 시대에 걸맞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보여주는 것도 과제다.관광객이 증가했다면 음식점과 숙박업소, 전통시장, 수산물 판매업소 등 지역 상권의 매출 변화가 뒤따랐는지 분석해야 한다.관광객 한 명이 영덕에서 평균 얼마를 소비했는지, 숙박 관광객은 얼마나 늘었는지, 관광객 증가가 지역 일자리 창출과 주민소득 증가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등을 함께 공개해야 관광정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관광 소비의 지역별 편중 여부도 따져볼 대목이다.강구항과 대게거리 등 주요 관광지역에 방문객과 소비가 집중되고 영덕읍과 영해면, 축산면, 지품면 등 다른 지역 상권으로 경제적 효과가 충분히 확산하지 않는다면 관광객 증가를 지역 전체의 균형 있는 관광 성장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이에 따라 읍·면별 관광객 분포와 관광 소비액, 업종별 매출 변화 등을 세분화해 분석하고 관광객이 지출한 돈이 지역 곳곳으로 얼마나 순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관광객의 계절적 편중 문제도 관광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대게 철이나 여름 휴가철 등 특정 시기에 관광객이 집중되고 비수기에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관광지가 어려움을 겪는 구조가 이어진다면 연간 관광객 숫자만으로 지역 관광산업의 안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월별 관광객 수와 숙박률, 체류시간, 관광 소비액 등을 함께 분석해 관광 수요가 특정 계절에 집중되는지, 연중 관광으로 전환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관광객 증가에 따른 주민들의 사회적 비용도 성과평가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성수기 주요 관광지역에서 발생하는 교통 혼잡과 주차난, 쓰레기 처리, 공중화장실 등 관광객 증가에 따른 행정 비용과 주민 불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관광객 유치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제한적인 반면 교통·환경 문제에 따른 비용을 주민이 부담하는 구조라면 관광정책에 대한 지역사회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각종 축제와 관광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의 경제성도 보다 면밀한 검증이 요구된다.행사 방문객 수뿐 아니라 총사업비와 대행비, 홍보비, 시설 설치비 등 실제 투입된 예산과 이에 따른 지역 내 소비 유발액을 비교해야 한다.지역 업체 참여율과 지역 농수산물 판매액, 주변 상권 매출 증가 등도 함께 분석해야 축제와 행사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관광시설도 건립 실적보다 운영 성과가 중요하다.국비와 도비를 확보해 관광시설을 조성했더라도 이용객이 적고 유지·관리비가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결국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시설별 총사업비와 연간 운영비, 이용객, 자체 수입, 군비 투입 규모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이용실적이 부진한 시설은 운영방식 개선 등 효율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특히 대형산불 피해를 겪은 영덕의 상황을 고려하면 관광예산의 우선순위와 재정 효율성에 대한 검증은 더욱 중요해졌다.관광산업 회복 역시 지역경제 재건의 중요한 축이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행사와 홍보사업이 산불 피해 주민과 농어민, 소상공인의 생업 회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살펴야 한다.관광객 증가가 피해지역의 숙박·음식·농수산물 소비로 이어져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결국 영덕 관광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몇 명이 왔느냐’에서 ‘지역에 무엇을 남겼느냐’로 바뀌어야 한다.관광객이 어디에서 숙박하고 무엇을 구매했는지, 평균적으로 얼마를 지출했는지, 그 소비가 지역 상인과 농어민의 소득 및 청년 일자리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관광객 1천만명 돌파는 분명 주목할 만한 양적 지표다. 그러나 숫자의 규모만 강조하고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체감하는 관광정책의 성과와 행정이 발표하는 성과 사이에는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다.영덕군이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실질적인 지역 발전의 성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방문객 집계 기준부터 숙박률, 1인당 관광 소비액, 읍·면별 소비 효과, 관광 일자리, 축제·관광시설의 비용 대비 효과까지 보다 구체적인 지표를 군민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관광객 수를 늘리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광객의 지갑이 지역에서 열리고 그 수익이 주민과 골목상권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영덕 관광정책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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