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김천시의회가 최근 논란이 된 의원 자료요구와 관련해 지방의회의 정당한 자료요구권을 ‘절차를 무시한 위법 행위’나 ‘갑질’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관계와 지방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입장을 18일 밝혔다.김천시의회는 지방의원의 자료요구는 개인적인 필요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을 대신해 예산 집행과 행정처리의 적정성을 확인하고 집행기관을 감시·견제하기 위한 의정활동의 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가 안건 심의와 행정사무감사·조사 등을 위해 필요한 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러한 권한이 지방의회의 집행부 견제와 감시 기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라는 입장이다.특히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의원이 집행부에 일방적으로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작성하거나 10년 치 자료를 제출하도록 강요했다는 식의 주장은 실제 협의 과정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시의회에 따르면 해당 의원은 공식적인 자료요구에 앞서 담당 부서와 필요한 자료의 범위와 작성 가능 여부 등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부서가 장기간 자료를 준비하는 데 따른 업무 부담을 설명하자 이를 받아들여 당초 검토했던 10년의 기간을 5년으로 줄였다.자료의 세부 항목이나 제출 방식 등에 대해서도 담당 부서의 업무 여건을 고려해 추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시의회의 설명이다.시의회는 공식적인 서류제출 요구 이전에 담당 부서와 자료의 범위와 제출 방법 등을 논의한 것을 절차 위반으로 보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오히려 방대한 자료를 아무런 협의 없이 공식 요구하기보다 사전에 담당 부서에 필요한 자료를 알리고 실제 작성 가능 여부와 분량, 제출기한 등을 협의하는 것은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무적 조율 과정이라는 것이다.시의회는 이 같은 사전 협의와 지방자치법 등에 근거해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공식적인 서류제출 요구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지방의회 자료요구권 관련 연구에서도 실무적으로 지방의원의 서류제출 요구가 의장 명의의 공문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김천시의회 역시 자료 범위가 넓거나 자료 작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담당 부서와 분량, 제출 방식, 제출기한 등을 사전에 협의하고, 실제 필요한 자료에 대해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식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쟁점은 자료요구의 분량과 기간을 어디까지 적정한 의정활동의 범위로 볼 수 있느냐는 데 있다.시의회는 자료요구의 적정성을 단순히 자료의 양이나 대상 기간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특히 수의계약이 특정 업체에 반복적으로 집중됐는지 여부나 특정 사업의 예산이 여러 해에 걸쳐 어떤 방식으로 집행됐는지 등을 확인하려면 단년도 자료만으로는 행정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특정 업체와의 계약 현황이나 사업별 예산 집행 추이를 분석하려면 여러 해의 자료를 비교해야 계약 횟수와 금액의 변화, 반복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행정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연도의 자료가 필요하다는 사정이 있다면 자료의 분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부당하거나 위법한 요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의회 측 주장이다.다만 지방의회의 자료요구권과 집행부 공무원의 업무 부담 사이에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했다.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라고 하더라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료인지, 별도의 가공이나 재작성 작업이 필요한지 등에 따라 담당 공무원이 느끼는 업무 부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시의회는 앞으로도 자료요구의 목적과 필요성을 분명히 하고, 자료 범위가 광범위한 경우 집행부와 제출 범위와 방법 등을 사전에 조율하는 방식으로 자료요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동시에 업무 부담을 이유로 지방의회의 자료 접근이나 검증 기능 자체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지방의회가 예산과 계약, 각종 사업의 집행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행정자료 확보가 선행돼야 하고,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문제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본질적인 역할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오세길 김천시의회 의장은 “자료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시민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제대로 물을 수 없다”며 “공직자들의 어려움은 충분히 살피고 합리적으로 조율하되, 시민이 의회에 맡긴 감시와 견제의 책임까지 내려놓지는 않겠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고 제출된 자료를 더욱 엄정하게 살펴 의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시의회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방의회의 자료요구가 단순한 자료 제출 행위에 그치지 않고 예산 집행과 계약, 주요 정책사업 등 행정 전반을 검증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집행부의 행정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료요구 과정의 협의와 조율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