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김천시 행정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무더기 지적을 받았다.예산 이월과 집행잔액이 되풀이되고 보조사업에 대한 성과평가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위원회 운영과 수의계약의 공정성 문제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더욱이 과거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하거나 구체적인 개선 실적을 제시하지 못한 사례까지 지적되면서 김천시의 사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18일 제261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를 보고했다.위원회는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기획예산실과 시설관리공단 등 22개 부서·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해 시정요구 86건, 건의사항 132건 등 모두 218건의 감사의견을 채택했다.단순 계산하면 감사 대상 부서·기관 한 곳당 평균 9건을 웃도는 지적·건의가 나온 셈이다.이번 감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이미 행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사안들이 다시 지적됐다는 점이다.예산을 편성하고도 제때 사용하지 못해 다음 연도로 넘기는 이월과 집행잔액 문제가 대표적이다.예산은 사업의 필요성과 집행 가능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편성하고 계획된 기간 안에 집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반복적인 이월이나 과도한 집행잔액은 사업계획과 예산 수요 예측, 집행 관리가 적정했는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행정복지위원회가 이번 감사에서도 이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는 것은 예산 편성에서 집행까지 관리체계를 다시 살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보조사업에 대한 성과평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각종 보조사업은 예산을 지원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초 사업 목적을 달성했는지, 투입한 예산만큼 효과를 거뒀는지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음 사업과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하지만 위원회는 보조사업의 성과평가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사업의 실효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기존 사업이 관행적으로 이어진다면 한정된 재원이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에 반복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유명무실한 각종 위원회 운영도 지적 대상이 됐다.행정기관의 위원회는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전문가와 시민 등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운영되지만 실제 활동이 미흡하다면 설치 목적 자체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회의 개최 실적과 정책 반영 성과 등을 따져 실효성이 떨어지는 위원회는 통폐합하거나 운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특히 이번 감사에서는 수의계약의 공정성 문제도 거론됐다.수의계약은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이지만 경쟁입찰과 달리 계약 상대방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따라서 특정 업체에 계약이 반복적으로 집중되는지, 업체 선정 기준은 객관적인지, 계약 금액과 사업 내용은 적정한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행정복지위원회가 수의계약의 공정성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삼은 만큼 집행부도 단순히 계약 절차가 형식적으로 적법했는지를 넘어 계약 상대방 선정과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시민의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감사에서 더욱 뼈아픈 지적은 과거 감사 결과에 대한 집행부의 사후조치 문제다.위원회에 따르면 집행부가 전년도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에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하거나 구체적인 개선 실적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사례가 확인됐다.감사에서 문제를 지적받은 뒤 서류상 ‘처리 완료’로 분류하는 데 그치고 실제 현장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행정사무감사의 실효성 자체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검토하겠다’, ‘노력하겠다’, ‘개선하겠다’는 식의 답변 역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결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행정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이에 위원회는 지적사항에 대해 문제 발생 원인부터 구체적인 조치 내용, 완료 시기까지 명확하게 밝힐 것을 집행부에 요구했다.결국 이번 감사가 던진 핵심 질문은 218건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행정이 지적사항을 실제로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복지 분야에서도 현장과 정책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위원회는 경로당과 노인복지시설 운영 실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정신건강 지원체계 등을 점검하고 지원 대상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복지사업의 수와 지원 실적을 늘리는 것만으로 정책 효과를 설명하기보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서비스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문화·체육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위원회는 각종 행사와 보조사업에 대해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이용률이 낮거나 운영 성과가 미흡한 공공시설에 대해서는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행사를 개최했다거나 시설을 조성했다는 사실만으로 행정 성과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실제 시민 이용률과 만족도, 예산 대비 효과 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인구감소 대응 정책도 재점검 대상으로 지목됐다.위원회는 단편적인 지원사업을 반복하기보다 개별 사업의 성과를 냉정하게 분석해 실제 인구 유입과 정주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정책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육환경 개선과 공공기관 이전 임직원의 지역 정착 지원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인구감소 대응을 명분으로 여러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전입과 장기 정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사업의 효과와 예산 투입의 적정성을 다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시민제보를 처리하는 방식도 이번 감사의 점검 대상이 됐다.위원회는 시민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관계 부서의 설명만 듣고 종결하지 않고 사실관계와 처리 과정, 향후 조치계획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시민제보가 감사장에서 한 차례 거론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제도와 행정 관행의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다.결국 김천시가 이번 감사 결과를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느냐는 앞으로의 후속조치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218건의 감사의견을 다시 ‘검토’, ‘추진’, ‘처리 완료’ 등의 문구로 정리하는 데 머문다면 반복 지적을 끊기 어렵다.반대로 지적사항별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 부서와 개선 방안, 이행 기한을 구체화한 뒤 실제 개선 결과까지 공개·점검한다면 행정사무감사가 행정 변화로 연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번 행정사무감사가 일회성 지적으로 끝날지, 반복돼 온 행정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218건에 대한 김천시의 구체적인 후속조치와 이행 결과가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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