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산업시설용지 50만㎡가 시장에 나온다.
영천시는 21일 분양 공고를 시작으로 10월 7, 8일 신청을 받아 같은 달 27일 공급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래형 자동차 부품과 항공전자, 첨단 제조기업 유치를 통해 영천의 산업 지형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의 미래 먹거리 확보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영천시 녹전동과 화산면 대기리 일원에 조성된 하이테크파크지구는 전체 면적이 약 122만㎡에 이르는 경제자유구역이다.
산업시설용지 60만9천여㎡와 물류용지 12만5천여㎡ 등을 갖췄으며, 공급가격은 ㎡당 26만5천원 수준이다.
영천시가 공개한 투자지구 현황을 보면 미래형 자동차 부품과 첨단 메카트로닉스 산업을 중심으로 연구·생산·물류 기능을 집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공장 부지를 공급하는 산업단지가 아니라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화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첨단산업 거점으로 키워야 한다.그러나 산업용지를 조성해 놓았다고 기업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미래차와 항공, 반도체, 배터리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은 분양가격만 보고 투자지역을 결정하지 않는다. 교통망과 전력·용수 공급, 전문인력 확보, 협력업체 접근성, 연구개발 지원, 근로자 정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영천시와 경북도가 이 같은 기업의 요구에 얼마나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하이테크파크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영천하이테크파크에는 경북자동차임베디드연구원과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 바이오메디컬생산기술센터, 보잉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센터 등 연구·지원 기반이 들어서 있다. 화신과 로젠 등 기업 유치 실적도 확보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밝힌 기존 연구기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협력망을 구축한다면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화할 수 있다.
입주기업이 이들 기관의 장비와 인력, 연구 성과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도록 공동 연구개발과 시험·인증 지원 체계를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무엇보다 분양률을 높이는 데 급급해 유치 업종의 원칙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환경 부담이 크거나 고용 효과가 낮은 기업, 단순 부지 확보를 목적으로 한 투기성 수요까지 받아들인다면 ‘하이테크파크’라는 이름은 무색해진다.
투자 규모와 기술력, 신규 고용, 지역업체와의 상생 가능성을 엄격히 따져 미래차·항공전자산업의 가치사슬을 완성할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기업 유치 이후의 관리도 중요하다. 공장 착공과 투자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약속한 고용과 투자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 대학·특성화고와 연계한 맞춤형 인력 양성, 근로자를 위한 주거·교통·교육·문화 환경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 산업단지는 생산시설만 남은 외딴 섬이 될 수밖에 없다.영천하이테크파크는 개발계획이 시작된 이후 오랜 시간을 거쳐 본격적인 기업 유치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50만㎡ 공급은 단순한 땅 분양이 아니라 영천이 농업·군사도시의 틀을 넘어 첨단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시험대다.
영천시와 경북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파격적인 지원책과 치밀한 유치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하이테크파크의 성과는 분양 면적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 들어와 얼마만큼 투자하고, 몇 개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