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윤성원기자] 한국도로공사 소관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낸 업체들이 사고 이후에도 도로공사 발주공사 입찰에 수백 차례 참여하고 실제 추가 수주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도로공사 소관 사업과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모두 12건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15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교통사고를 제외하고 산업재해 승인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연도별로는 2021년 5건의 중대재해로 5명이 숨졌고, 2022년 1건으로 1명, 2023년 3건으로 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가 없었지만 2025년 다시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문제는 중대재해 발생 이후에도 일부 업체가 도로공사 입찰에 반복적으로 참여해 추가 공사를 따냈다는 점이다.사고 이후 도로공사 공사를 다시 수주한 업체는 우광이엔씨·롯데건설·삼우아이엠씨·두산건설·현대건설 등 5곳이다.
이들 업체는 중대재해 발생 뒤 도로공사 입찰에 모두 336차례 참여해 8건을 낙찰받았다.우광이엔씨는 2020년 10월 중부내륙선 용전터널 LED 교체작업 중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숨진 사고 이후 도로공사 입찰에 132차례 참여해 1건을 수주했다.롯데건설은 2021년 3월 화도~양평 고속도로 공사에서 강재거푸집 해체 작업 중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숨진 뒤 69차례 입찰에 참여해 2건을 낙찰받았다.삼우아이엠씨는 같은 해 4월 동이~옥천 고속도로 확장공사에서 근로자 1명이 아스콘 운반차량에 끼여 숨진 이후 42차례 입찰에 참여해 3건을 수주했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공사에서 낙석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진 현장의 원도급사였던 두산건설도 이후 78차례 입찰에 참여해 1건을 따냈다.현대건설은 2022년 2월 세종~포천 고속도로 안성~구리 건설공사에서 근로자 1명이 약 3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사고 이후 15차례 입찰에 참여해 1건을 수주했다.
이후 2023년 9월 같은 노선의 다른 공구에서도 근로자 1명이 숨지는 중대재해가 다시 발생했다.정부는 2025년 10월 ‘공사계약 종합심사낙찰제 심사기준’을 개정해 중대재해 발생 업체에 대한 감점제도를 도입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최근 1년간 사망자 수에 따라 입찰평가에서 감점하는 방식이다.그러나 이 기준은 제도 시행 이후 발생한 중대재해부터 적용돼 과거 사고 이력은 현재 입찰평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이에 따라 중대재해 감점제도가 도입됐음에도 과거 사고가 반복된 업체의 누적 안전관리 이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김정재 의원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업체들이 사고 이후에도 수십 차례, 많게는 100차례 넘게 도로공사 입찰에 참여하고 실제 추가 수주까지 이어졌지만 당시에는 이를 입찰평가에 반영할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중대재해 감점제도가 마련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시행 이전 사고가 평가에서 제외되면서 누적된 사고이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업체별 누적 중대재해 이력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도로공사의 입찰·평가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