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농특산물이 프랑스 파리의 식탁에 오른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열리는 ‘2026 K-Food Week’에 장유원, 농부창고, W-호두마을, 예천청결고추, 초산정 등 지역 업체 5곳이 참여해 현지 한인 레스토랑의 메뉴에 농식품을 공급한다.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실제 음식으로 선보이며 유럽 소비시장의 반응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지역 농업의 활로를 넓히려는 이번 도전이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이번 행사는 지난 8월 프랑스 셰프와 바이어들이 예천의 생산·가공 현장을 방문했던 프로그램의 후속 사업이다.    생산지에서 제품의 맛과 품질을 살펴본 데 이어 소비지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예천군과 국립경국대학교 글로컬대학추진단이 연계해 지역 업체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대학의 역량과 행정의 지원, 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실제 시장에서 함께 시험할 기회다.다만 현지 식탁에 제품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 수출의 성공을 말할 수는 없다.    행사 참가와 소비자의 호응은 시장 진입의 출발점이다. 소비자가 어떤 맛과 향을 선호하는지, 식당이 어떤 용량과 가격을 원하는지, 행사 이후에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라도 현지 판매가격과 공급 조건이 맞지 않으면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번 행사의 성과는 이러한 정보를 얼마나 충실하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한인 레스토랑에서 얻은 반응을 바탕으로 현지 일반 외식업체와 유통업체까지 접점을 넓히는 작업도 필요하다.    한국 음식에 익숙한 소비층의 평가를 유럽 시장 전체의 수요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예천 농식품이 현지 요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소비자가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제품별 조리법과 활용 사례를 현지 언어로 제공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유통 경로를 함께 마련해야 시장 검증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후속 지원은 업체별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품목마다 맛의 특성과 보관 조건, 생산 규모가 다른 만큼 필요한 지원도 다를 수밖에 없다.    현지 판매에 필요한 표시 사항과 수입 절차를 점검하고, 포장 개선과 샘플 공급, 물류비 산정, 수입업체 연결을 이어가야 한다.  소규모 업체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실무를 행정과 대학이 함께 돕되, 지원이 끝난 뒤에도 거래를 유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성과를 평가하는 기준 역시 분명해야 한다. 상담 건수와 행사 방문객 수뿐 아니라 실제 주문과 재주문, 거래 유지 여부, 업체의 수익성을 살펴야 한다.    예천군은 행사 이후 업체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어떤 지원이 거래 성사에 도움이 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다음 해외 판로 사업의 품목과 지원 방식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해외 진출의 결실이 지역 농업에 돌아오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공식품의 수출 확대가 지역 원료 구매와 안정적인 납품,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져야 사업의 의미가 커진다.    기업은 일정한 품질과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생산 농가는 이에 맞춰 원료를 공급하는 협력 기반을 다져야 한다.    예천이라는 이름에 담긴 신뢰는 생산과 가공, 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쌓인다.예천 농식품의 파리 진출은 지역 농업의 가능성을 넓히는 도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현지에서 얻은 반응을 주문으로, 첫 주문을 지속적인 거래로 연결하는 실행력이다.    예천군과 대학, 참여 업체는 행사 이후의 과제를 끝까지 챙겨야 한다.    유럽 소비자의 식탁에 예천의 맛이 꾸준히 오르고 그 성과가 지역 농가의 소득으로 이어질 때, 이번 도전은 지역 농업의 새로운 성장 경로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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