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가 민선 9기 공약으로 10대 분야 70개 사업을 확정했다. 총사업비는 1조3천657억원 규모다.    도시가스 보급 확대와 고유가 위기 대응 지원금 지급을 비롯해 문경사과·오미자 브랜드 육성,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센터 건립, 백두대간 치유·힐링 관광 클러스터 조성, 기업 유치, 체육관 건립, 인공지능(AI) 영상산업 클러스터 구축, 영강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은 반길 만하다.    그러나 공약의 무게는 사업의 숫자나 총사업비가 아니라, 임기 동안 얼마나 차질 없이 추진해 시민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느냐로 평가받는다.  총사업비 1조3천657억원은 결코 가볍지 않은 규모다. 사업비가 발표됐다고 해서 필요한 재원이 모두 확보됐다는 뜻은 아니다.    국비와 도비 확보 가능성, 시비 부담, 민간 투자 여부, 연차별 예산 계획을 사업별로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대규모 시설이나 산업 기반 조성 사업은 건립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실제 수요가 있는지, 운영 주체와 유지관리 비용은 마련됐는지, 지역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공약 이행 상황을 관리하고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평가단을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    사업별 담당 부서와 추진 일정, 예산 집행 상황, 성과 목표를 시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일정이 늦어지거나 계획이 변경되면 그 사유와 대책을 설명해야 한다.    진행률만 집계하는 평가에 그치지 말고 투입한 예산에 비해 주민 편익이 얼마나 늘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70개 사업을 모두 같은 비중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시급성과 실현 가능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은 빠르게 성과를 내고, 농업·관광·산업 분야 사업은 지역의 기존 자원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    사업끼리 따로 추진돼 예산과 행정력이 분산되는 일이 없도록 분야 간 연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약은 발표로 끝나는 약속이 아니다. 문경시는 재원과 일정, 기대 효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의회와 시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시민 역시 이행 상황을 꾸준히 살펴야 한다. 70개 공약이 계획서에만 머물지 않고 문경의 일자리와 소득, 생활환경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질 때 시민의 신뢰도 함께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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