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531억원을 들여 하수슬러지 에너지화시설을 추진한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처리하면서 소화가스를 회수해 시설 운영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시는 최근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했으며, 시설이 구축되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운영비 등을 포함해 연간 37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확보를 연계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도시가 배출한 부산물을 자원으로 되돌리는 것은 지방행정이 적극적으로 추진할 과제다.    하수처리는 하루도 멈출 수 없는 필수 공공서비스다. 처리 과정의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시민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크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의 가치는 사업 취지와 기대 효과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건설 이후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실제로 얼마를 절감하는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연간 37억원이라는 절감 전망의 근거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기존 처리비와 연료비가 각각 얼마나 줄어드는지, 새 시설의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장비 교체비까지 충분히 반영했는지 밝혀야 한다.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거나 가동률이 예상에 못 미칠 때의 경제성도 따져야 한다.    포항시는 시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비용과 편익의 산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예상 절감액을 확정된 성과처럼 홍보하는 일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는 성능 검증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처리 능력, 에너지 회수량, 가동률 등 핵심 기준을 계약에 구체적으로 담고 시운전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누가 보완하고 비용을 부담할지도 정해 둬야 한다.    준공 기한을 맞추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준공 이후 제 기능을 하는 시설을 확보하는 일이다. 주민 생활환경과 안전에 대한 대책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악취와 소음 관리, 가스 누출 예방, 비상 상황 대응 체계는 설계 단계부터 점검할 사항이다.    주변 주민에게 처리 공정과 관리 방안을 충분히 설명하고, 가동 이후에는 환경 측정 결과와 민원 처리 내용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주민의 신뢰는 ‘친환경’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관리 수준과 정보 공개에서 나온다. 에너지 회수 이후 남는 잔재물의 처리까지 살펴야 한다. 시설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회수하는 에너지, 잔재물 처리 비용을 함께 평가해야 사업의 실효성을 알 수 있다.    특정 공정의 절감 효과만 강조하다 전체 운영 부담을 놓쳐서는 안 된다.    포항시의회 역시 공사비 집행에 더해 장기 운영비와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포항시는 이번 사업을 환경시설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준공 이후 처리량과 에너지 생산·사용량, 실제 운영비와 예산 절감액을 시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531억원의 투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안정적인 처리와 주민 안전, 검증된 예산 절감으로 투자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포항시의 책임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