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 기자]김천시가 미혼남녀 만남 행사의 높은 신청률을 내세워 후속 행사 규모를 확대했다.
그러나 참가자를 많이 모았다는 사실이 결혼·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었다는 성과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인구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면 행사 흥행을 넘어 무엇을 바꿨는지 입증해야 한다.
시는 오는 11월 21일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in 김천’을 열고 미혼남녀 80명을 모집한다.
캠핑 체험과 크리스마스 데이트, 매칭 토크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모집 규모는 앞선 ‘김천 청춘 시그널’의 두 배다. 지난 17~18일 열린 행사에는 40명 모집에 178명이 신청했다.
시는 이 같은 호응을 규모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신청률은 만남 기회에 대한 수요를 보여주는 수치일 뿐이다. 참가자들이 행사에 만족했는지, 이후에도 교류할 의사가 있는지, 프로그램 운영에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신청자가 몰렸다는 이유만으로 사업 확대의 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시가 제공한 모집 안내에는 이전 행사의 신청 인원과 체험 내용이 담겼지만, 만족도나 매칭 결과, 운영 평가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행사 종료 직후라 장기적인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어떤 기준으로 효과를 평가하고 확대 여부를 결정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검증이 필요한 자리를 홍보 문구로 채워서는 안 된다.
참가 기준도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신청 대상은 김천 거주자나 지역 기업 재직자인 1985~1999년생 미혼남녀지만, 여성은 대구·경북 생활권자까지 허용한다.
김천 거주자와 지역 직장인을 우선 선발한다고 해도 여성에게만 지역 범위를 넓힌 이유와 구체적인 선발 기준은 분명히 안내해야 한다.
앞선 행사에는 남성 124명, 여성 54명이 신청했다.
이러한 성별 수요 차이를 반영한 조치인지, 지역 간 교류를 넓히려는 것인지 모집 안내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공공사업의 참여 자격은 행정 편의나 모집 목표에 앞서 합리적인 근거로 설명돼야 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만남 행사와 결혼·출산 정책 사이의 간극이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결혼·출산 친화적인 분위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청년이 결혼·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다른 과제다.
주거비와 고용, 양육 부담에 대한 대응 없이 만남 행사의 규모만 키운다고 정책의 깊이가 더해지지는 않는다.
김천시는 투입 예산과 운영 방식, 참가자 평가, 후속 관리계획을 제시하고 사업 효과를 검증받아야 한다.
후속 교류 조사는 개인정보 보호와 당사자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하며, 매칭이나 결혼을 참가자에게 요구하는 방식이 돼서도 안 된다.
권영복 김천시 인구정책과장은 앞선 행사의 호응에 힘입어 모집 규모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가 답해야 할 것은 몇 명이 신청했느냐가 아니다.
이 사업에 공공재원을 투입하고 규모를 늘려야 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