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김밥축제가 지역을 알리는 관광 콘텐츠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방문객을 불러 모은 성과만으로 축제의 완성도를 평가할 수는 없다. 관람객이 편리하게 이동하고 음식을 구매할 수 있었는지, 안전관리와 예산 집행은 적정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현장 제보와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축제 운영의 과제와 개선 방향을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상:축제장 입지와 관광객 불편 중: 김밥 공급과 장시간 대기 하:안전관리와 예산·성과 검증 먹거리를 앞세워 관광객을 불러 모은 축제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왔는지에 앞서 방문객들이 음식을 제대로 구매하고 즐길 수 있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김천김밥축제 일부 판매 부스에서 장시간 기다림과 조기 마감으로 불편을 겪었다는 현장 제보는 축제의 화제성과 별개로 공급 계획과 구매 체계의 적정성을 검증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제보에 따르면 일부 부스에서는 짧은 시간에 주문이 집중되면서 김밥을 받기까지 약 두 시간을 기다리는 상황이 있었고, 준비한 물량이 일찍 소진되면서 오후에 도착한 관광객 가운데 일부는 구매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해당 대기시간과 판매 종료 시점은 업체별 주문·판매 기록으로 확인해야 하지만, 이런 불편을 단지 인기가 높아 생긴 현상으로 정리한다면 수요 예측과 주문 조절, 품절 안내 가운데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찾기 어렵다.◆ 간편해진 주문, 수령까지 빨라졌나김천시는 구매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올해 축제에 QR 주문·결제를 도입했으며, 관람객이 현장에서 주문을 마친 뒤 수령 알림을 받고 김밥을 찾아가는 방식을 마련했다. 주문하기 위해 부스 앞에 줄을 서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그러나 주문 접수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김밥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다른 문제로, 업체의 생산 능력을 넘어선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기다림은 결제 이후의 수령 과정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따라서 구매 편의 개선의 실효성은 주문 단계에서 줄이 얼마나 짧아졌는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주문부터 수령까지 실제로 걸린 시간과 당초 안내한 예상시간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제보된 약 두 시간의 기다림이 어느 날짜의 어느 업체에서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당시 주문량이 시간당 처리 능력을 넘었는지와 접수 일시 중단이나 예상 수령시간 변경 안내가 이뤄졌는지도 살펴야 한다.관광객이 결제를 마친 뒤에야 장시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주문 방식은 편리해졌더라도 구매 과정 전체의 불편이 줄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 하루 준비량보다 중요한 시간대별 공급 능력일부 업체가 하루 800~1천 인분가량을 준비했다는 내용도 제보됐으나, 이는 업체와 날짜, 인분을 산정한 기준을 확인해야 하는 수치이며 전체 참여 업체의 공급 규모로 확대해 해석할 수는 없다.업체마다 메뉴와 조리 방식, 작업 인원과 재료 보관 여건이 다른 만큼 준비량만으로 개별 업체의 대응을 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주최 측이 업체별 생산 조건을 파악해 예상 구매 수요와 연결했는지는 검증할 필요가 있다.하루 판매량을 충분히 확보했더라도 특정 시간에 주문이 집중되면 장시간 대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공급 계획에는 총준비량뿐 아니라 시간당 생산량과 재료 보충 가능 시점, 주문 접수 한도까지 반영돼야 한다.김천시와 운영 측은 업체별 준비량을 어떤 기준으로 협의했는지, 예상보다 주문이 몰릴 경우 추가 공급이나 접수 조정을 어떻게 하도록 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개별 업체가 현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주문 집중에 대한 대응을 업체의 노력에만 맡기기보다 축제 전체의 판매 구조와 안내 체계 안에서 관리했는지가 중요하다.◆ 기다리는 동안 줄어든 관광객의 선택김밥을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했다면 관광객의 불편은 식사 지연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부스를 둘러보거나 공연과 체험을 즐길 시간이 줄고, 어린이와 고령자를 동반한 가족은 식사와 휴식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된다.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는 기다리는 동안 앉거나 비를 피할 공간이 있었는지, 부스 주변에 머물지 않고도 주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는지, 수령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는지도 구매 편의를 좌우하는 조건이다.또 음식 수령을 기다리는 인원이 판매 부스 주변에 계속 머물렀다면 일반 보행자의 이동과 인접 업체의 영업에 영향을 줬는지도 확인해야 하며, 장시간 대기를 판매 속도만의 문제로 다뤄서는 현장 불편의 범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주최 측은 평균 대기시간뿐 아니라 기다림이 길어진 시간대와 원인, 안내 내용의 변경 여부와 취소·환불 처리까지 확인해 관광객이 어떤 상황에서 불편을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오후 방문객 헛걸음…품절 정보 제때 알렸나일부 업체의 판매가 일찍 마감돼 오후 방문객들이 구매하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제보에 대해서는 실제 종료 시각과 당시 다른 부스의 판매 상황을 확인해야 하지만, 품절 정보를 관광객에게 언제 어디에서 전달했는지도 중요한 점검 대상이다.인기 메뉴의 품절은 예상보다 높은 수요와 조리·보관 여건에 따라 발생할 수 있으나, 판매가 끝났다는 사실을 모른 채 부스까지 이동하거나 주문 가능한 곳을 찾아다니는 불편은 정보 제공으로 줄여야 한다.업체별 주문 가능 여부와 예상 대기시간을 판매 부스 앞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면 관광객은 행사장 진입 단계에서 구매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을 수 있으므로, 주차장과 셔틀버스 승하차장, 주요 연결 통로의 안내 실태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품절 안내는 개별 업체의 판매 종료를 알리는 데서 끝날 일이 아니다. 구매 가능한 다른 부스로 방문객을 안내하고 특정 구역으로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축제 운영의 일부로 다뤄야 한다.◆먹거리가 핵심이라면 구매 경험도 핵심이다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2017년 연합뉴스 보도에서 지역축제의 차별화 흐름을 설명하며 “먹거리, 별미 등이 지역축제의 킬러콘텐츠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번 김천김밥축제에 대한 직접 평가는 아니지만, 먹거리가 관광객의 방문 동기를 만드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짚은 발언이다.이 관점을 김천김밥축제의 운영에 적용하면 메뉴의 독창성과 맛뿐 아니라 실제 구매 가능 여부와 수령시간, 안내의 정확성까지 핵심 콘텐츠를 뒷받침하는 조건으로 평가해야 한다.김문규·양리나·김시중 연구진이 대전뿌리문화축제 방문객을 분석해 2015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행사안내는 방문객 만족에, 음식·기념품 요인은 다른 사람에게 축제를 추천하려는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축제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지만 음식과 안내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할 근거로 참고할 수 있다.◆‘많이 팔렸다’는 설명 넘어 운영 기록 공개해야축제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총판매량과 매출에 더해 업체별 판매 종료 시각, 주문부터 수령까지 걸린 시간, 취소·환불 현황과 주요 구매 불편을 함께 확인해야 하며, 품절과 기다림으로 구매를 포기한 관광객의 경험도 평가에 포함해야 한다.김밥이 많이 팔렸다는 사실은 판매 성과를 보여주지만 공급 계획이 적정했는지와 관광객이 편리하게 구매했는지까지 설명해주지는 못하므로, 조기 마감을 인기의 증거로만 받아들이거나 장시간 대기를 흥행의 불가피한 결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김천시는 현장 제보를 주문·판매 기록과 대조해 불편의 발생 범위를 확인하고, 수요 예측과 생산 능력, 접수 조절과 품절 안내 가운데 보완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축제장을 찾아온 관광객의 시간과 비용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김밥을 앞세워 방문을 권했다면 행정의 책임은 관광객을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으며, 예측 가능한 기다림 속에서 음식을 구매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