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 기자]인구 3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산간지역 봉화에서 평생학습은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르신에게는 한글을 배워 안내문을 읽는 기쁨이고, 구직자에게는 자격증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기회다.    이웃을 만나고 함께 활동하며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통로이기도 하다.산지가 많고 마을 사이의 거리가 먼 봉화군은 지역 여건에 맞춰 배움의 공간을 넓히고 있다.    평생학습관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마을과 경로당으로 찾아가고, 자연과 일터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한다.    강좌 수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주민의 삶을 바꾸는 ‘봉화형 평생학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평생학습도시 지정…배움의 기반을 다지다봉화군은 2023년 교육부의 신규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다. 전담부서 설치와 전문인력 확충에 나섰고, 군의회의 평생학습도시 조성 지원 결의와 군민 릴레이 서명 등 지역사회의 참여도 이어졌다.지정 이후에는 국비 9,000만 원을 바탕으로 교육체계를 정비하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2022년 62개였던 프로그램은 2023년 91개, 2024년 75개를 거쳐 2025년 122개로 늘었다.    학습자도 2022년 1,018명에서 2025년 3,608명으로 증가했다.군은 ‘봉화형·누구나·따뜻한·성장하는·탄탄한 평생학습’을 추진 방향으로 삼고 있다.    지역의 자연과 산업, 주민의 생활 여건을 교육에 반영해 누구나 일상에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산과 숲에서 배우고, 자격증으로 도전을 잇다지난 9월 5~6일 열린 ‘평생학습 힐링 캠핑’은 봉화의 자연을 교실로 활용한 사례다.    참가자 67명은 1박 2일 동안 평생학습 체험과 작가 북토크, 지역예술가 공연, 아침 명상에 참여했다.    책과 음악을 접하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배움의 폭을 넓혔다.생활과 일터에 필요한 직업교육도 이어지고 있다. 굴착기·지게차 운전기능사와 직업상담사, 한식조리기능사 등 자격 취득과정을 운영해 주민의 직업역량을 높이고 있다.농업과 임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장 활용도가 높은 교육을 확대하고, 교육과 자격 취득에 드는 부담을 낮추는 데 힘쓰고 있다.    배운 기술이 취업과 창업, 지속적인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먼 거리의 장벽, 찾아가는 강좌로 낮추다마을이 넓게 흩어져 있고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지역에서 교육 참여는 이동 문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고령 주민에게 평생학습관까지 오가는 일은 부담이 될 수 있다.봉화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강좌가 주민을 찾아가는 방식을 확대했다.    올해는 찾아가는 배달강좌 24개와 9개 읍·면 평생학습센터의 29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군민 800여 명이 생활권 가까이에서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관점을 전하는 ‘봉화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올해는 풍수전문가 박성준, 마술사 최현우, 방송인 이승윤이 강연자로 나서 풍수 인테리어와 편견, 자연에서 배우는 행복 등을 주제로 군민과 만났다.◇한글부터 키오스크까지…일상의 자신감을 키우다성인문해교육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의 생활 자립에 초점을 맞춘다.    군은 노인복지관에 위탁해 찾아가는 한글교실과 생활문해·디지털 문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이름을 쓰고 병원 안내문과 약 봉투를 읽는 일은 스스로 일상을 꾸리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가족에게 문자를 보내는 경험도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최근에는 키오스크 활용교육을 강화했다. 문해강사가 이동식 키오스크를 경로당으로 가져가 화면을 누르고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을 반복 연습하도록 돕는다.  익숙한 공간에서 충분히 연습하며 디지털 기기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방식이다.◇배운 것을 이웃과 나누며 마을의 문화로배움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봉화 구시장 골목에서 처음 열린 평생학습 성과공유회에는 수강생과 학습동아리 등 20개 팀이 참여해 작품전시와 공연을 펼쳤다.올해 두 번째 행사에서는 평생학습관 앞 광장에 수강생 작품전시관 11개를 마련하고 체험 프로그램과 학습동아리 15개 팀의 공연을 진행했다.    평균연령 75세 어르신들의 웰빙댄스부터 악기 연주와 시낭송까지 다양한 배움의 결과가 관람객을 만났다.학습자들이 직접 참여해 행사를 만들어간다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개인의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 이웃과 만나는 무대가 되고, 동아리를 통해 지역의 문화로 이어지는 것이다.봉화군은 앞으로도 주민이 교육을 받는 데서 나아가 배운 것을 나누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최기영 봉화군수는 “배움은 개인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군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행복한 지역을 만들어가는 힘”이라며 “군민 누구나 일상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평생학습 기반을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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