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보조금은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공재정이며, 그 재원이 시민의 세금인 만큼 지원의 필요성뿐 아니라 비용 산정과 집행, 정산에 이르는 전 과정이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돼야 한다. 본지는 김천의 한 시내버스 업체가 시중보다 높은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것을 계기로, 거래가격의 적정성과 보조금 검증체계의 쟁점을 살펴보고 공공재정의 책임을 강화할 과제를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상:유류 고가 구매 의혹, 거래단가와 운반비 검증중:보조금 산정과 정산, 김천시 관리체계 점검하: 시민 이동권과 재정 책임, 제도 개선의 조건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김천의 한 시내버스 업체가 시중보다 비싼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거래단가의 적정성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업체가 제시한 운반비 설명을 계약과 납품자료로 검증하고 해당 지출이 김천시 재정지원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운송비용이라면 업체의 지출 내역을 인정하는 과정에도 객관적인 근거가 따라야 하며, 김천시는 어떤 기준으로 비용을 산정하고 실제 집행 결과를 무엇으로 확인했는지 시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 `운반비 포함` 설명, 실제 지출과 맞춰봐야
27일 나온 관련 보도에 따르면 김천의 한 시내버스 업체는 지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시중보다 높은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업체는 기름값에 운반 비용이 포함됐다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주유소 판매가격과 업체 납품가격은 공급 장소와 배송 횟수, 구매 물량, 결제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격 차이만으로 부당 지출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운반비가 포함됐다는 설명 역시 실제 운송 내역과 비용 산출자료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언제 어디로 얼마의 기름을 운송했고 그 대가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 별도로 지급한 배송료나 수수료가 있는지 등을 계약서와 거래명세서, 지급 내역으로 대조해야 가격 차이가 합리적인 비용에서 비롯됐는지 판단할 수 있으며, 운반비라는 명목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출 규모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해당 유류비가 공공재정 지원의 근거로 사용됐다면 구매가격과 운반비의 적정성을 함께 살펴야 하며, 업체의 설명을 확인할 자료와 비용 인정 기준이 제시돼야 재정지원의 타당성도 평가할 수 있다.
◆구매 차액이 곧 세금 손실은 아니다…정산 연결고리 확인해야
이번 사안에서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은 업체가 지급한 유류 구매대금과 김천시가 보조금으로 인정한 비용이며, 시중가격과의 차액을 곧바로 시민 세금의 손실이나 부정수급액으로 표현해서는 검증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업체가 신고한 실제 지출액을 그대로 인정했는지, 별도의 기준단가나 한도를 적용했는지, 정산 과정에서 일부 비용을 조정했는지에 따라 공공재정에 미친 영향이 달라지는 만큼, 구매자료와 보조금 산정·정산자료를 연결해 살펴야 한다.
그러나 구매가격 차액과 보조금 손실액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검증을 미룰 이유가 될 수는 없으며, 김천시는 업체가 신청한 유류비와 실제 인정액, 적용 기준과 조정 내역을 제시해 해당 거래가 재정지원에 미친 영향을 설명해야 한다.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지원액의 적정성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므로, 예산을 지급한 뒤에도 집행 결과를 확인하고 그 판단 근거를 밝히는 책임이 행정에 남는다.
◆ 대표 간 금전 거래, 추측 대신 자금 성격 밝혀야
관련 보도에는 업체 대표와 주유소 대표 사이의 금전 거래도 담겼으며, 업체 대표는 해당 거래에 대해 개인적인 사유라는 설명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 사이에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류대금의 일부가 되돌아갔다거나 부당한 대가가 지급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거래의 성격이 쟁점으로 제기된 만큼 자금의 출처와 목적, 법인 회계 반영 여부, 유류 거래와의 관련성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개인 거래라는 설명을 근거 없이 배척해서도 안 되지만 그 설명만으로 확인의 필요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판단은 당사자의 관계에 대한 추측이 아니라 계약과 회계자료 등 확인 가능한 근거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각각의 의혹을 검증 없이 하나의 범죄 사실처럼 연결하는 접근은 피하되, 거래가격과 자금 흐름, 보조금 정산 사이에 실제 연관성이 있는지는 자료를 통해 가려야 한다.
◆ 시민의 발 지키는 지원일수록 검증은 엄격해야
시내버스 재정지원은 수익이 부족하더라도 주민에게 필요한 운행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농촌·벽지 노선의 적자를 단순히 업체의 비효율로 돌리거나 승객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예산 낭비라고 판단해서는 주민 이동권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운행을 유지하는 비용과 조정 가능한 지출을 정확히 구분해야 하며, 지원금이 적정하게 쓰였다는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재정지원의 정당성과 지속성을 지키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김천시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어떤 자료를 확인했고 추가 점검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하며, 이미 정산에서 조정한 비용이 있다면 그 근거를 제시하고 문제가 확인되는 항목은 적용 규정과 절차에 따라 후속 조치를 판단해야 한다.
공공재정의 적정성은 추상적인 해명으로 입증되지 않는 만큼, 업체는 거래단가와 운반비의 근거를 제시하고 김천시는 비용 인정과 정산의 내역을 밝혀 시민이 의혹의 실체와 세금 집행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