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김천시가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5년의 성과를 발표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확보한 기금은 127억원, 추진 사업은 10개다.
그러나 발표에는 가장 중요한 답이 빠졌다. 이 돈을 들여 얼마나 많은 사람이 김천으로 왔고, 일자리를 얻어 지역에 남았느냐는 것이다.시가 내놓은 자료에는 자격증 취득자와 교육 참여자, 프로그램 만족도, 시설 조성 계획이 담겼다.
행정이 무엇을 했는지는 보여주지만, 그 결과 인구 감소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시설을 짓고 교육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지방소멸 대응의 성과를 주장하기 어렵다.신중년 일자리 희망프로젝트에서는 70명이 관련 자격을 취득하고 44명이 취업했다.
그러나 취업한 곳이 김천인지, 고용이 얼마나 유지됐는지는 공개 자료에 없다.
청년 전문직업인 양성사업도 16개 프로그램에 272명이 참여했고 만족도가 96점이라는 설명에 그쳤다.
교육이 지역 내 취업과 정착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교육 만족도는 인구정책의 성적표가 될 수 없다.
취업자 수 역시 일자리의 소재지와 지속성을 함께 따져야 의미가 있다.
이런 구분 없이 사업 실적을 나열하면, 인구 감소 대응이라는 기금의 목적은 흐려지고 행정의 활동량만 부각된다.목재문화센터와 특화거리 조성, 목공지도사 양성도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시민의 문화생활을 넓힌 효과와 인구 유입·정착 효과는 각각 검증해야 한다.
산모케어 프로그램의 높은 만족도 역시 필요한 보건서비스의 성과이지만, 이를 인구정책의 성과로 평가하려면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앞으로 추진할 사업은 시설 조성 비중이 크다. ‘김천 농촌에서 놀자, 김촌 PLAY’에는 기금 42억원 등이 들어간다.
구성면 양각리에 교육동과 주거동, 영농실습 공간을 마련해 귀농·귀촌인의 정착을 돕겠다는 사업이다.
당초 폐교 리모델링 계획은 구조안전진단과 공공건축심의를 거쳐 신축으로 바뀌었다.
필요한 변경이었다면 그에 따른 사업비와 일정 변화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교육동은 올해 말, 부대시설은 내년 조성을 목표로 한다. 개관은 2028년 3월 예정이다.건물 준공이 정착의 완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입주 수요를 어떻게 확보하고, 교육을 마친 뒤 농지와 주거·소득 문제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
시는 단계별 지원을 예고했지만, 실제 정착 인원을 늘릴 구체적인 운영체계와 성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기금 25억원을 투입하는 농업근로자 커뮤니티센터도 마찬가지다. 기숙사와 연계한 생활환경 개선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용 수요와 운영 인력, 지속적인 운영비 확보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설을 갖추는 데서 사업이 멈출 수 있다.드론·튜닝산업 육성에도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공모사업 5년 연속 선정과 장비 구축, 전문인력 교육은 추진 과정이다.
기업이 지역에서 실제로 늘린 일자리와 청년의 취업·정착 실적이 확인돼야 인구 감소 대응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산업 육성의 기대 효과를 이미 거둔 성과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김천시는 예산 집행과 성과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점검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집행률과 준공 실적을 넘어 사업별 지역 내 취업 인원, 고용 유지율, 전입 인원, 정착 유지율을 공개하고 효과가 낮은 사업은 조정해야 한다.내년도 기금 투자계획으로 제출한 7개 사업도 같은 기준에서 따져야 한다.
기존 사업의 효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새 사업을 더하는 방식으로는 예산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어렵다.권영복 김천시 인구정책과장은 기금의 의미가 “시설 조성을 넘어 시민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정착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말을 뒷받침할 수치다.
127억원의 성과는 무엇을 지었느냐가 아니라, 그 지원으로 누가 김천에서 삶을 이어가게 됐느냐로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