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김천시가 민선 9기 공약사업 100개 가운데 31개를 대상으로 추진상황과 보완 필요사항을 점검했다.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거나 계획을 손봐야 할 사업이 전체의 31%에 이른다.
시는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했지만, 정작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추진 독려가 아니라 사업별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구체적인 정보다.김천시는 지난 28일 시청에서 조현애 부시장 주재로 ‘민선 9기 공약 및 주요 현안사업 점검 보고회’를 열었다.
국·소장과 관계 공무원들은 10대 분야 100개 세부 공약 가운데 31개 사업의 문제점과 재원 확보 방안, 공약 조정 필요사항 등을 논의했다.추진 초기부터 난제를 점검하는 일은 필요하다. 이번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사업을 부실하거나 실패한 공약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상당수 사업에 보완이 필요한 만큼, 시는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해법을 마련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점검했다’는 발표만으로 공약 이행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는 없다.주요 점검 대상에는 교통 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로봇산업 등 첨단산업 육성, 스마트농업타운 및 농산물 종합유통센터 조성 등이 포함됐다.
관계기관 협의와 행정절차 이행, 재원 확보가 필요한 사업들이다.하지만 시가 제공한 보고회 자료에는 사업별 총사업비와 확보 예산, 추가 재원 조달 계획, 협의 진행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어느 사업이 어떤 장애물에 막혀 있는지, 해결 시한은 언제인지도 이 자료만으로는 알기 어렵다.이런 상태에서 ‘속도’를 앞세우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재원 확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일정을 서두르면 계획의 현실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가 밝혀야 할 것은 추진 의지의 강도가 아니라 실행을 뒷받침할 재원과 절차다.보고회에서는 공약 조정 필요사항도 다뤄졌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계획을 바로잡는 것은 행정의 책임이다.
그렇다고 시민과의 약속을 바꾸는 과정까지 행정 편의에 맡길 수는 없다.사업 축소나 일정 변경 등이 필요하다면 당초 계획과 달라지는 내용, 조정 사유, 대안과 영향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추진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한 문제인지, 공약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사안인지도 구분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조정의 근거가 빠진 발표로는 시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시는 11월부터 시민 35명으로 구성된 공약이행 공감평가단을 운영하고, 12월 중 세부실천계획을 최종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평가단이 제 역할을 하려면 사업별 비용과 재원, 추진 일정, 예상 위험요인에 관한 자료부터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평가 의견과 시의 수용 여부, 미반영 사유도 공개해야 한다. 의견을 듣는 절차만으로 시민 검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조현애 부시장은 “공약사업은 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책임감 있는 추진을 당부했다.그 말의 무게는 12월 공개할 실천계획에서 드러날 것이다.
김천시는 사업마다 재원 조달 방안과 단계별 일정, 성과 판단 기준을 명시해야 한다.
이행이 어려운 약속은 이유를 밝히고 시민에게 조정을 구해야 한다.
공약 100개라는 숫자는 성과가 아니다. 시민이 확인하고 따져 물을 수 있는 계획과 결과가 공약 행정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