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보건지소는 병·의원이 부족한 농촌에서 주민 건강을 지키는 일차 의료기관이자, 의료기관을 쉽게 찾기 어려운 고령 주민에게 가까운 곳에서 기본적인 진료와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공공의료의 최전선이다. 의성군은 공중보건의 감소에 대응해 보건지소 운영체계를 개편했지만, 진료 방식의 변화가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실제로 보장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건지소 진료 일정과 고령 주민의 이동 부담, 야간 응급상황 대응 체계를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의성 보건지소, 주 2~3회 진료…고령 주민 불편은
중:보건지소 개편 뒤, 달라진 진료 접근성하:야간 응급의료 공백과 의성군의 과제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의성군 보건지소의 진료체계가 공중보건의 감소에 따라 달라지면서, 일부 지역 주민은 예전처럼 언제든 가까운 보건지소를 찾아 진료받기보다 의사가 순회하는 요일과 시간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의성군에 배치된 의과 공중보건의는 2026년 7명으로 전년보다 3명 줄었고, 군은 이에 대응해 9개 보건지소에서 주 2~3회 순회진료를 실시하는 한편 4개 보건지소를 통합형으로 전환해 보건진료 전담인력과 경력 의료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인구 절반이 고령층인 지역의 ‘진료일’ 문제이 같은 변화가 주민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은 의성군의 인구 구조 때문이다.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을 따르면 의성군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49.20%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이는 주민 두 명 가운데 한 명가량이 고령층이라는 뜻이다.
만성질환 관리나 정기적인 약 처방을 위해 보건지소를 이용하는 주민에게 진료일은 단순한 운영 일정이 아니라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느냐와 맞닿아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운전이 어렵고 대중교통 이용도 쉽지 않은 주민에게는 진료일이 맞지 않을 때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군의 개편안에 따르면 점곡·옥산·춘산·가음·비안·단밀·단북·신평·안평 등 9개 보건지소는 의과 공중보건의가 주 2~3회 순회하며 진료하고, 단촌·사곡·구천·안사 등 4곳은 통합형 보건지소로 운영된다.
군은 공중보건의 감소라는 여건 속에서도 지역 사정에 맞춰 진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진료 날짜와 시간, 제공되는 진료·처방의 범위, 만성질환 관리가 가능한지, 일정이 바뀌었을 때 주민에게 어떻게 안내하는지는 운영 개편의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공개돼야 할 정보다.◆야간 응급상황에서 확인해야 할 이송 경로주간 보건지소의 순회진료와 야간 응급의료는 기능이 다르지만, 고령 주민이 많은 농촌 지역에서 응급상황에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는 함께 점검해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기관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2026년 9월 자료에는 의성군 내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안계면 영남제일병원 한 곳이 안내돼 있고, 의성군 중심부에서 안동 권역응급의료센터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23.8㎞로 제시돼 있다.
직선거리는 실제 도로거리나 환자 이송시간과 같지 않고 환자의 위치·교통·병원 수용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수치만으로 응급환자 이송이 늦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군 전역의 고령 주민이 야간에 응급상황을 맞았을 때 어느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지, 지역별 평균 이송시간은 얼마인지, 병원 수용이 어려워 다른 지역으로 재이송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경북도의 2026년 추석 응급의료기관 안내에는 의성군 보건소가 명절 기간 당직의료기관으로 포함됐지만, 이는 명절 기간의 운영계획이므로 평상시 야간 응급의료 체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의성군은 보건지소별 월간 진료 일정과 실제 진료 횟수·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보건지소 이용이 어려워 다른 의료기관을 찾은 사례와 야간 응급환자의 이송시간·이송 병원·수용 곤란 사례도 소방당국 및 의료기관과 함께 점검해 주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공중보건의 감소라는 현실에 대응해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주민이 겪는 의료 접근성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고령 주민이 정해진 진료일을 맞추지 못해 치료와 약 처방을 미루는 일이 있는지, 야간 응급상황에서 안전한 이송과 진료가 보장되는지를 확인할 자료가 뒤따라야 한다.
의성군 보건지소 개편의 성패는 기관을 어떤 유형으로 나눴는지가 아니라 주민이 필요한 때 실제로 진료받고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