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의성군이 내년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26건을 선정했지만, 전체 주민 제안의 70% 이상이 최종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주민 의견이 예산 편성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주민참여예산제가 단순히 주민 제안을 접수하고 일부 사업을 선정하는 행정 절차에 머물지 않으려면 심사 기준과 탈락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의 참여가 실제 예산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의성군은 지난달 30일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열고 2027년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총 26건, 3억1천924만 원 규모의 사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군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주민제안사업은 모두 95건이다.
담당 부서별 검토를 거쳐 31건을 추진 가능 사업으로 분류했으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26건을 선정했다.전체 제안 대비 최종 선정 비율은 약 27.4%에 불과하다.
최초 접수된 95건 가운데 64건이 부서 검토 단계에서 제외됐고,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5건이 추가로 선정되지 않았다.물론 모든 주민 제안을 예산에 반영할 수는 없다. 재정 여건과 사업의 타당성, 중복 투자 여부 등을 고려한 선별 과정은 필요하다.그러나 주민참여예산제의 핵심은 단순한 사업 선정 건수가 아니라 주민이 제안한 의견을 행정이 얼마나 충실히 검토하고 그 결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느냐에 있다.특히 전체 제안의 3분의 2가량이 담당 부서 검토 단계에서 추진 가능 사업으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군은 주민 수혜도와 실현 가능성, 유사·중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지만, 제공된 자료에는 개별 사업의 제외 사유나 구체적인 평가 결과가 담겨 있지 않다.이 때문에 심사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별 검토 결과와 선정 기준을 보다 상세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사업 규모와 우선순위에 대한 검토도 요구된다.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일반공모 일반 분야 2건, 청소년 분야 2건, 자치계획 제안형 2건, 참여형 20건 등이다.주요 사업에는 4천만 원 규모의 ‘금성제오리 건강걷기길 조성’과 2천800만 원이 투입되는 ‘우리 집 이야기, 문패에 담다’ 등이 포함됐다.이들 사업이 주민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실제 주민 수요와 사업의 시급성, 예산 대비 효과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특히 자치계획 참여형 사업이 전체 선정 건수의 약 77%를 차지하는 만큼 사업 유형별 예산 배분이 적절한지, 다양한 계층과 지역의 요구가 균형 있게 반영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주민참여예산은 행정기관이 정한 틀 안에서 주민 의견을 형식적으로 수렴하는 제도가 아니다.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예산 편성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본래 취지가 있다.따라서 의성군은 선정된 사업의 성과뿐 아니라 제외된 제안에 대한 설명과 보완 가능성, 향후 재검토 절차까지 마련할 필요가 있다.이번에 선정된 26개 사업도 의성군의회 의결을 거쳐야 2027년도 본예산 반영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최유철 의성군수는 “주민참여예산은 군민의 의견을 군정에 반영하고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뜻깊은 제도”라며 “군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선정된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주민참여예산제의 성패는 사업 선정 발표가 아니라 주민의 제안이 실제 정책과 예산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지에 달려 있다.의성군이 주민참여예산을 실질적인 주민자치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선정 결과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객관적인 성과 평가, 주민 의견을 반영한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