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도가 한글 점자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시각장애인이 겪는 정보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행사 발표 자료에는 정보 접근 환경이 어떤 수준인지, 무엇을 언제까지 바꿀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100주년의 의미를 주민의 권리 확대로 연결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경북도는 지난 4일 포항 라메르웨딩에서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0주년 점자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경상북도 점자도서관이 주관하고 경상북도시각장애인연합회가 함께한 행사는 유공자 표창과 음악공연, 시낭송대회 등으로 진행됐다.점자의 가치를 되새기고 시각장애인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자리는 의미가 있다.
시각장애인 20명이 참여한 시낭송대회 역시 자신의 목소리로 문학을 나누는 기회였다.
다만 기념행사의 의미와 정보 접근권 보장 정책의 성과는 구분해 살펴야 한다.김건우 경북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이날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른 정보 격차를 시각장애인이 겪는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다.
점자를 통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과 문화, 자립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문제의식을 밝혔다면 그에 따른 진단과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도가 제공한 자료에서는 공공기관의 점자·음성자료 제공 현황이나 디지털 서비스 접근성 점검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개선 대상과 예산, 추진 일정도 담기지 않았다.행사 자료에 관련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경북도의 정보 접근권 정책 전체가 부실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도가 스스로 정보 격차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면서도 현황과 실행계획을 설명하지 않은 점은 짚어야 한다.
도민이 정책의 수준을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정보 접근권은 일상의 행정서비스에서 확인돼야 한다. 복지 지원 안내를 스스로 읽고 신청할 수 있는지, 재난 정보를 제때 전달받는지, 공공기관 누리집에서 필요한 업무를 끝낼 수 있는지가 기준이다.
점자자료와 음성 안내, 화면낭독기 이용 환경 등이 실제 수요에 맞게 제공되는지도 살펴야 한다.경북도는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 실태 점검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용 과정에서 막히는 지점을 찾아 기관별 개선 과제를 정하고, 예산과 완료 시점을 공개해야 한다.
개선 여부 역시 시설 설치나 자료 제작 건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이 가능한지로 평가해야 한다.점자 반포 100주년을 기리는 행정의 책임은 기념식 뒤에도 이어진다.
경북도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어떤 절차와 정책으로 이행할지 밝혀야 한다.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읽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100주년에 걸맞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