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는 도청과 교육청의 예산을 심사하고 행정을 감시한다. 그 권한의 신뢰를 지키려면 의회 스스로 이해충돌을 예방하고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설명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경북도민방송은 이해충돌 관리와 국외출장 예산, 공개와 책임의 과제를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상: 이해충돌 관리, 지적 이후를 묻다중: 국외출장, 세금 지출의 근거를 묻다하: 청렴 선언을 넘어 공개와 책임으로[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경북도의회의 과거 이해충돌 점검 결과가 공개되면서 지적사항의 처리 경과를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다.
집행부의 예산과 행정을 감시하는 의회인 만큼 자체 관리에서도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무엇이 지적됐고, 어떤 조치를 했으며,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무엇을 바꿨는지가 핵심이다.
◆‘43건’은 과거 점검 결과…현재 상태와 구분해야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가 공개한 국민권익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경북도의회가 이해충돌 실태점검에서 43건의 지적을 받았다.
점검은 2022년 7월부터 2024년 8월까지의 운영 실태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경북도의회의 지적 건수는 조사 대상 20개 지방의회 가운데 가장 많았다.이 수치를 전국 모든 지방의회의 비교 결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지적 건수가 위반 의원 수를 뜻하거나 개별 의원의 법적 책임이 확정됐다는 의미도 아니다.
보도 시점과 점검 대상 기간 사이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이후 시정조치가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그렇더라도 당시 지적의 구체적인 내용과 처리 경과는 의회가 설명해야 할 사안이다.
신고 누락과 보완 사항은 무엇이었는지, 계약 관련 지적은 어떤 근거로 판단하고 처리했는지 구분해 제시해야 도민이 관리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다.
◆가족 업체 계약 보도…신고·회피와 후속조치 확인 필요
앞서 더팩트는 2023년 12월 22일 당시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의 아들이 운영하는 문구업체가 2022년 7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경북교육청과 148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의원은 당시 “잘 모르고 있다가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곧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 보도는 교육청을 감시하는 의원의 가족 업체와 교육청 사이의 거래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관리 절차를 확인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다만 해당 보도의 계약 사례와 권익위 지적 43건의 포함·중복 관계는 이 기사에 활용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또한 계약 체결 사실만으로 특혜나 부당한 개입, 법 위반을 단정할 수는 없다.
계약별 체결 경위와 적용 규정, 이해관계 신고 및 관련 심사 참여 여부, 이후 조사와 처분을 확인해야 한다.
당시 해명 이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도 후속 검증의 대상이다.
◆전문가 “시스템적인 감시 체계라도 만들어야”
지방의회 이해충돌을 예방하려면 정보 공개와 업무상 통제 절차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진임 당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2026년 7월 6일 경향신문의 지방의원 수의계약 관련 보도에서 “정치적인 감시가 어렵다면 시스템적인 감시 체계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겸직·이해충돌 정보를 알리고 이해관계가 확인된 업무에서 배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이 발언은 지방의원 수의계약 문제 전반에 관한 견해이며, 경북도의회 특정 사안의 위법성을 판단한 발언은 아니다.
그 취지에 비춰 보면 의회의 관리 체계도 신고 접수와 실제 안건 심사 사이의 연결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신고 내용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절차,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을 식별하는 방식, 회피 등 필요한 조치의 이행 기록이 검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제도를 마련했다는 사실에 더해 어떻게 운영했는지 보여줘야 한다.
◆청렴 대책의 성과는 처리 결과에 달렸다
경북도의회가 개선 노력을 밝힌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지난해 도의회가 반부패·청렴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공무국외출장 제도 개선과 연 2회 이상 이해충돌 자체 점검 등을 추진했다.이러한 노력이 과거 지적사항의 시정과 재발 방지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일이 다음 과제다.
자체 점검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보완했는지, 계약과 의정활동의 이해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했는지 구체적인 이행 결과가 필요하다.경북도의회는 지적사항별 처리 상태와 판단 근거를 정리해 도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당사자 소명과 시정 내역, 최종 판단을 함께 제시하면 된다.
집행부에 요구하는 설명 책임을 의회 스스로 충족할 때 감시 권한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