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와 보건지소는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공공의료의 기반이다. 인력이 부족할수록 적정한 인력 배치와 진료의 연속성, 주민에게 약속한 서비스의 이행이 중요해진다. 영덕군의회 회의록에는 보건 인력 결원과 공중보건의 부족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방문 치매검진 일정 변경을 둘러싼 논란도 보도됐다. 확인된 기록을 중심으로 영덕군 공공보건의 과제와 개선 방향을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편집자주> [글싣는 순서]상:정원과 현원 사이…인력 운영의 빈틈중:순회진료의 한계…보건지소 접근성을 묻다하:검진 약속의 무게…주민 중심 행정의 조건[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보건소의 인력 부족은 행정조직 내부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필요한 날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방문검진 약속이 지켜지는지, 상담과 건강관리가 끊기지 않는지에 따라 주민의 일상이 달라진다.    영덕군 보건행정의 인력 대책을 직원 수와 예산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영덕군의회 기록에는 보건소의 상당한 결원과 보건지소 의사 부족이 함께 드러난다.    이후 주민에게 안내한 치매 방문검진 일정을 변경하려다 항의를 받고 되돌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각 사안의 원인과 책임은 구분해야 한다. 다만 공공보건이 주민에게 안정적으로 제공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 정원 68명에 현원 50명…결원 이후 대책이 핵심 2025년 11월 27일 영덕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보건행정과장은 정원 68명 가운데 현원이 50명으로, 18명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정원 대비 결원율은 약 26.5%다. 정원 네 자리 가운데 한 자리 이상이 비어 있었던 셈이다. 배재현 위원은 당시 인력 부족과 단기 기간제 활용에 따른 사업 연속성 문제를 지적했다. 필수 인력이 필요한 자리에 일반임기제 등을 활용해 자격과 면허를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이 수치는 2025년 감사 당시 상황이다. 현재도 같은 규모의 결원이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검증해야 할 것은 당시 지적 이후 군이 어느 자리에 몇 명을 충원했고, 충원하지 못한 업무는 어떤 방식으로 보완했느냐는 점이다. 결원 숫자만으로 모든 사업의 부실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결원이 컸던 기관이라면 업무별 부담과 서비스 영향, 보완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인력이 부족했다는 사정만으로 주민 불편에 대한 설명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전체 인원은 충분하다는데…현장 업무와 맞았나 같은 감사에서 보건행정과장은 치매안심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방문관리 등 정원 외 인력이 있지만 목적사업을 수행하는 인원이어서 다른 업무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치행정과는 전체 인원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라고도 전했다.  이는 당시 보건행정과장이 의회에서 설명한 내용이다. 인사부서가 실제 어떤 기준으로 인력 수요를 판단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보건소 인력은 총인원만으로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진료와 상담, 검사, 방문관리 등은 업무에 따라 필요한 면허·자격과 숙련도가 다르다. 사업별 인건비 지원 조건과 업무 범위도 살펴야 한다. 한 사업의 인력을 다른 업무에 배치해 빈자리를 메웠다면 원래 맡던 서비스에 차질이 없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인력 조정이 장부상 결원을 줄이는 데 그치고 다른 사업의 공백으로 옮겨간다면 주민이 체감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 진료일 확인부터 이동까지…주민이 감당할 부담 보건 인력 문제를 주민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대목은 보건지소 진료다.    2025년 같은 감사에서 당시 건강증진과장은 보건지소 8곳에 공중보건의 8명이 필요하지만 4명이 지소를 맡고 있으며, 요일별 순회진료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순회진료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주민은 자신이 이용하는 지소의 진료 요일을 확인하고 그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의사가 없는 날 진료가 필요하면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야 할 수 있다. 차량 이용이 어렵거나 혼자 이동하기 힘든 주민에게는 진료 장소 변경이 추가 교통비와 보호자 동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기적인 진료나 처방이 필요한 주민에게는 진료 일정의 예측 가능성도 중요하다. 이는 순회진료 체계에서 점검해야 할 불편 요소다. 영덕 주민이 실제로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 헛걸음하거나 진료를 미룬 사례가 있었는지는 현재 확보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소별 진료 실적뿐 아니라 이용 주민의 이동 시간과 비용, 미이용 사유를 함께 조사해야 한다. 안내문을 게시했다는 사실만으로 안내가 충분했다고 볼 수도 없다.    고령 주민이 내용을 전달받았는지, 일정 변경 때 마을방송과 전화 등을 통해 다시 알렸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주민이 진료 일정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방문검진 일정 번복…주민과의 약속 흔들려 일정 운영을 둘러싼 주민 불만은 기존 언론보도에서도 확인된다.    경북매일은 2026년 9월 30일 영덕군보건소 치매안심센터가 영해면 성내리 고령 주민에게 방문검진 날짜와 시간을 안내했다가 출장을 이유로 취소를 통보한 뒤, 주민 항의를 받고 당초 일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내한 검진은 10월 16일 오후 2시 일정이었다. 마을 측은 내부 사정으로 약속을 바꾸려 했다가 항의 이후 되 돌린 대응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사례의 문제는 검진이 최종 무산됐다는 데 있지 않다. 취소 통보와 번복으로 주민에게 혼선을 줬다는 점이다. 방문검진은 주민이 개별적으로 의료기관까지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한 서비스인 만큼, 일정의 안정성과 신뢰도 중요하다. 담당자의 출장과 주민 검진이 겹쳤다면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었는지, 취소 통보 전에 부서 내부에서 일정을 조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주민 항의 이후 당초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면, 처음부터 약속을 유지할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다만 실제 검진 이행 여부와 일정 조정의 구체적인 경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사안이 보건소 인력 결원 때문에 발생했다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인력 운영과 일정 관리의 문제를 구분해 각각의 원인을 살펴야 한다. ◆ 담당자 바뀌어도 상담·관리는 이어져야 기간제 인력은 사업 수요에 대응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계약 종료와 재채용 사이에 공백이 생기는 구조라면 상담과 방문관리의 연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건강 상태나 생활 여건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줄이려면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필요한 기록을 정확히 남기고, 후임자에게 업무를 인계하는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방문건강관리처럼 주민과 담당자 사이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한 업무는 더욱 세밀한 관리가 요구된다.    담당자 교체 자체를 막을 수 없더라도 연락 창구와 방문 일정, 후속 관리가 끊기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 영덕군에서 이러한 불편이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는 사업별 계약·인계 기록과 주민 면담으로 검증해야 한다.    기간제 채용 자체보다 필수 업무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운용이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 충원 실적과 주민 불편 감소, 함께 공개해야 군은 직렬·직무별 결원 현황과 채용 계획, 실제 충원 인원부터 제시할 필요가 있다.    채용하지 못했다면 지원자 부족인지, 예산이나 채용 절차의 문제인지 설명해야 한다.    보건지소 진료일과 방문서비스 일정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됐는지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2026년 2월 9일 군의회에서도 공중보건의 부족과 복무 만료에 따른 의료 공백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보건행정과장은 시니어 의사 확보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협의가 채용과 배치로 이어졌는지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공중보건의 수급난처럼 군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진료 일정 안내와 대체 의료기관 연계, 이동 지원 필요성 검토는 지역에서 실행해야 할 과제다. 보건소 인력 대책의 성과는 사람을 몇 명 채웠는지와 함께 판단해야 한다. 주민의 헛걸음과 이동 부담을 줄였는지, 필요한 진료와 상담을 제때 제공했는지가 최종 기준이다. 영덕군은 인력 운영의 경과와 서비스 개선 결과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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